서산 가야산 자락에 위치한 국립용현자연휴양림은 석문봉 산행, 백제 문화유산 탐방, 야영과 숙박까지 가능한 힐링 명소입니다. 캠핑과 일몰 산책 코스로 추천해요.
서산 가야산에 가다
봄기운이 구석구석 퍼졌으니 가족들과 함께 밖으로 나가 보라는 자연의 신호 같아요. 그런 마음으로 충남 서산에 있는 가야산(678m)을 다녀왔어요. 이곳은 용현계곡 깊숙한 곳에 국립용현자연휴양림이 자리하고 있어, 가족들과 하루 묵기에도 참 좋답니다. 산세가 꽤나 웅장해서, 바다 근처에 솟아 있지만 내륙 깊숙한 산 못지않게 기세가 당차더라고요. 휴양림에서 출발해 석문봉까지 올라가면서 맑은 계곡물소리 들으며 걷는 길이 얼마나 청량했는지, 이 봄날에 꼭 한 번 걸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어요.
용현자연휴양림에서 석문봉까지
휴양림에 들어서자마자 환해지는 풍경에 절로 미소가 나왔어요.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길가에서 야영을 준비하는 가족 모습도 보기 좋았고요. 저희는 오후 3시쯤 짐을 챙겨 산행을 시작했어요. 일부러 일몰 시간에 맞춰 석문봉에 오르려고요. 길은 임도를 따라 완만하게 이어져 있어 큰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었답니다. 길옆 나무들이 봄옷을 갈아입는 중이라 연둣빛 새순이 어찌나 예쁘던지요. 손끝으로 살짝 스쳐보니 말랑말랑, 참말로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더라고요.
한 30분쯤 걷다 보니 개심사 갈림길이 나오고, 거기서 조금 더 가면 백암사터 갈림길도 만나게 돼요. 예전에는 이 계곡 일대에 99개의 절이 있었다는데, 전설에 따르면 100번째 절을 짓는 바람에 다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요. 생각에 잠기다 보니 어느새 사잇고개에 도착했네요.
석문봉 일몰
석문봉 가는 길에는 정자가 하나 있어요. 시간이 부족하면 거기서 일몰을 봐도 좋겠더라고요. 그래도 여유가 되신다면 석문봉까지 꼭 올라보세요. 40분쯤 싸목싸목 오르다 보면 하늘이 쫙 열리면서, 드디어 석문봉 정상입니다. 바위가 많고, 특히 서해로 지는 해를 바라보는 순간은 정말이지 가슴이 뻥 뚫려요. 천수만, 안면도, 가로림만까지 시원하게 보이니까요. 해가 질 무렵엔 모든 풍경이 선명하게 빛나요. 해가 빨갛게 물들며 안면도 너머로 사라질 때, 세상이 조용해지고 마음이 잔잔해지더라고요. 그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그냥 '좋다'는 마음만 가득했답니다.
별, 그리고 하산
하산은 왔던 길로 내려가면 돼요. 사잇고개쯤 오니 어둠이 내려앉고, 헤드랜턴을 켜고 다시 임도를 따라 걸었어요. 그러다 문득 랜턴을 꺼봤는데, 깜깜한 어둠 속에서 별이 후드득 쏟아지듯 나타나더라고요. 늘 곁에 있었는데 내가 보지 못했던 거였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요. 그렇게 별빛 속을 걸어 휴양림으로 다시 돌아왔어요. 그날의 그 고요하고 찬란한 기운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아요.
서산 가야산 산행 가이드
가야산 들머리는 덕산면 상가리를 많이들 이용해요. 그중에서도 국립용현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석문봉을 다녀오는 왕복 코스가 가장 인기 있답니다. 부담스럽지 않게 걸으면서도 충분히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참 고마운 길이에요.
- 총 거리: 약 9km
- 소요 시간: 왕복 약 3시간 30분
- 일몰 시간 추천: 일몰 3시간 전 출발
- 필수 준비물: 헤드랜턴, 보온 자켓
- 짧은 코스: 사잇고개의 정자까지만 다녀와도 일몰 감상 가능 (왕복 7.2km / 약 2시간 40분 소요)
주변 여행지 & 문화유산
- 서산유기방가옥 : 1900년대 초에 지은 아름다운 한옥이에요.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촬영지로도 유명하고, 봄이면 노란 수선화가 장관이에요.
- 서산마애삼존불상 : 백제의 미소로 알려진 국보. 용현계곡 절벽에 조각된 마애불이에요. 조용히 들여다보면 마음이 참 편안해져요.
- 해미읍성 : 세종 때 시작해 1491년에 완성된 조선시대 읍성. 순교성지로도 잘 알려져 있지요. 성 안 야산 소나무 곡선도 참 곱닿습니다.
머물기 좋은 숙소
국립용현자연휴양림 | 충남 서산시 운산면 마애삼존불길 339 | 041-664-1971 |
용현계곡 황토기와집 | 충남 서산시 운산면 마애삼존불길 88 | 010-2584-6414 |
수화림 | 충남 서산시 해미면 일락골길 368-10 | 0504-0904-2003 |
용현자연휴양림 예약하기
용현자연휴양림은 서산 가야산 자락 용현계곡에 위치한 산림휴양지로, 숙박시설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으며 백제 문화유산 탐방도 가능한 곳입니다. 실시간으로 예약이 마감되오니 가야산의 품에서 하루 쉬어가는 시간, 놓치지 마세요.